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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경제

쌀로 밥짓는 얘기하지마! 권위에의 호소, 카카오 시총

by ▲△▲△▲△ 2020. 6. 10.

"쌀로 밥 짓는 얘기하지 마. 니 얘기가 다 쌀로 밥 짓는 얘기잖아"

취업준비생 시절에 무료 강의를 제공하던 스피치 학원의 대표님이 저보고 이렇게 조언해주신 적이 있어요. 쌀로 밥 짓지 말라고!

무슨 얘기 나면, 뻔한 얘기 하지 말라는 겁니다. 쌀로 밥을 짓지, 쌀 아닌 걸로 밥을 짓나요.

 

언론사 시험을 준비할 때도 늘 그런 얘기를 들었고,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뻔한 소리는 하지 마라. 누구나 아는 내용은 읽자마자, 덮고 싶어 집니다.

기사를 읽을 때 좋은 기사인지를 분별하는 방법은, 과연 그 기사에 해법과 방향성이 있느냐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기자로 존경하는 선배는 "시비(옳음과 그름)를 가려서 '시'에 서는 게 좋은 기자고 기사다"라고 일러주기도 하셨죠. 옳음을 가리기 위해서는 해법과 방향성이 있어야죠. 뭐가 옳은지 알려줘야 하잖아요.

'펜데믹 위기에 직면했다! 코로나 19로 나라가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라고 주장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고요. 근거를 댄 다음엔 그래서 이렇게 해보자!라고 제언을 줄 수 있어야 하죠.

저명한 학자와의 인터뷰를 할 거면, 위기를 진단하는데서 그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거기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외쿡의 유명한 경제학자나 경제연구원장 등등 인터뷰를 보면 늘 그런 불만이 있었습니다. 아니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이 유명한 사람들 입을 빌려서 위기를 진단했으면, "그럼 어떤 부분을 건드려야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라고 물어봐야 하죠. 그런 인터뷰가 좋은 인터뷰죠.

약장수 경제학자에 속지마라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라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글 쓰는 사람이 수백, 수천만 명이고, 알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집단들도 많은 2020년에, 기자가 유효한 이유는 아마도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이 문제를? 타개할까요? 전 어떤 부분에 좀 더 에너지를 쏟아야 한층 더 성장할까요? " 뭐 이런 질문을 던져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왜 화났냐면 아래 기사를 보고 나서입니다.

[단독]"한국, 위기는 이제부터" 하버드 경제학자 로고프의 경고

(https://news.v.daum.net/v/20200526150121544)

 

쌀로 밥 짓는 얘기를 주야장천 하고 있네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이 전반적으로 팬더믹 1차 위기에 미국ㆍ유럽보다 더 잘 대처한 건 맞다. 하지만 이는 단기적 성과다. 장기적으로 볼 때, 아시아 국가들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라고 하는데, 이유를 보니.

 

1) 아시아의 경제의 수출 의존도는 매우 높다.

2) 경기 회복이 더딘 속도로 이뤄질 것이다.

3) 각국이 보호주의를 채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시대 이후 보호주의가 아닌 적 있었나? 아시아 경제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게 하루 이틀일인가? 코로나로 경기회복 속도가 느릴 것이라는 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아니 한국이 장기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쓰려면 뭘 이유가 있었아죠. 근거도 애매하고, 주장했으면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냐? 디지털 뉴딜 방향 잘 잡았다? 여기서 끝나는 건 코미디네요.

'권위에의 호소'가 가지는 맹점이 이겁니다. 권위가 나오지 않는 말장난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총선 전에 "민주당이 망할 거다!"라고 주장하던 정치평론가들을 총선 이후에 찾아가서, "민주당은 어떻게 180석의 대승을 거뒀을까요?"라고 물으면 또다시 분석을 해줍니다.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사람이나 둘 다 문제 아닙니까?ㅋㅋㅋ(함부로 예측하고 단정 짓는 약장수 경제학자에게 속지 마라!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책들도 있군요. ㅎㅎ)

 

재난지원금을 풀어도 코로나 19 특성상 소비가 진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경제학자도 있었죠. 네 결과는요? 재난지원금 풀었더니 소비심리가 반등했다는 한국은행 조사 결과가 어제 나왔죠.ㅎ

어쭙잖은 전망 따윈 믿지 않는 게 심신에 좋습니다. 코로나 19 사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더더욱 예전의 방식으로 세상을 설명하긴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니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의 주장은 뻥카일 확률이 큽니다.

재난지원금을 통한 소비심리 변화

불과 일주일 전에 대기업 다니는 친구 놈 하나가 저에게 '카카오'나 '네이버'는 실물 자산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으니, 주가 모멘텀이 낮다고 하더라고요.

공장도 없고, 팔 물건도 없는데 결국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할 거라나요. 코로나 19가 안정화 단계에 가면 갈수록 자산 중심의 회사를 픽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결과는요? 카카오 시총이 현대차와 LG생활건강까지 제치고 8위까지 올라갔죠. ㅎㅎ

코스피 시가총액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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