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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경제

삼성전자의 '초격차', 그리고 6G

by ▲△▲△▲△ 2020. 9. 8.

오늘 하루 종일 뉴스를 도배했던 기사가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가 미국 1위 통신 업체인 버라이즌과 5G 통신 장비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었는데요.

 

삼성전자 통신장비 사상 최대 규모 수출... 5G '잭팟'

 

"통신장비 점유율 3%→20%"…이재용 `5G강국 약속` 현실로

삼성전자 통신장비 사상 최대규모 수출…5G `잭팟` 美1위 통신사 버라이즌에 공급 세계 첫 5G 상용화 경험 살려 5G장비 점유율 확대 발판 마련 글로벌 5G장비 구축 본격 시동 시장규모 2022년 233억弗

n.news.naver.com

8조 원짜리 사업이고, 삼성 전체 매출의 3%에 달하는 사업이죠. (삼성은 연간 매출이 240조 원에 달해요. 우리나라 연간 예산이 2019년도 기준 469조였으니... 삼성이 딱 우리나라 한 해 예산의 절반 정도를 벌어들이는 셈이네요)

 

 

 

여하튼 왜 대단하냐면, 5G 통신장비 시장을 이끌어가는 4강 기업 중에 4위인 삼성이 1위인 화웨이, 2위인 에릭슨, 3위인 노키아를 모두 제치고 사업을 따낸 겁니다. 그것도 미국의 1위 통신사인 버라이즌을 따냈다는 거 아입니까!

기사들에는 이런 문장도 많이 썼네요.

"삼성전자는 140년 역사(1876년 세계 최초 전화기 발명 기준)를 가진 통신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시장 진출 20여 년 만에 핵심 통신장비 공급자로 발돋움하게 됐다"

국뽕 크....?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가, 통신 쪽 단일 계약으로 역대 최대 사업이니 뭐 취해도 됩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제재로 화웨이가 배제된 것도 한몫했지만, 여하튼 에릭슨과 노키아도 제치면서 사업을 따냈다는 게 괄목할만합니다. 왜 4위인 삼성이었을까? 뭐 기술력 때문이죠.

 

삼성전자는 2019년 부터는 장비 관련 투자를 엄청나게 늘렸습니다.(핵심 칩셋인 RAN과 코어 통신 장비 모뎀, RFIC, 디지털-아날로그 변환 칩(DAFE)을 직접 개발해 제조했고 케이스와 광트랜시버, 트랜지스터, 필터, PCB 등의 국내 공급망도 구축했어요. 어렵죠...ㅎㅎ)

 

 

여하튼 반도체의 삼성이 관련 칩 고도화에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그 결실을 맺었다는 겁니다. 2018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그때 5G를 차세대 먹거리로 꼽았더랬죠. 인공지능,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5G. 4개로 나눠도 하나당 45조가 투입되는 것이니 얼마나 어마 무시한 투자입니까.

권오현 '초격차'

'이재용의 초격차 전략이 빛을 봤다'는 기사들도 많더라고요.

권오현 삼성전자 전 부회장이 쓴 책에 나오는 표현이죠. '초격차', "격차를 벌릴 만큼 벌려놓자. 후발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격차를 벌려놓자. 우리를 추격해오던 회사가 이제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2등에 만족하자"라고 하는 게 초격차입니다. 초월할 때 초를 쓰죠.

 

문득 지난 7월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6G 백서가 떠올랐습니다.

"6G에 대한 우리의 선례 연구는 향후 10년 동안 산업 경계를 넘어 큰 변화를 가져올 핵심 기술로서 통신 사업의 미래 원동력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삼성전자 이재용

5G 상용화가 작년 4월에 최초로 이뤄졌지만, 이제 미국이라는 최대 시장에서 장비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초기 단계죠. 그런데 삼성은 6G 10년을 준비하는 겁니다.

 

삼성의 네트워크 사업부에 계셨던 분 얘기로는 2030년, 2050년을 위한 프로젝트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무려 2010년에 말이에요. 20년과 40년 후를 준비하는 프로젝트 팀이라... 놀랍지 않나요?

 

결국 그거죠.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힘. 집중해야 할 분야를 선정하고, 2등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에너지를 쏟아붓는 몰입. 비전을 선명하게 그려내는 것. 그게 중요한 게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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