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팅이 살짝 늦었사옵니다.
SK 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90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무려 10조.
현대자동차가 한전 부지를 10조에 사들인 것과 비교되던데... 요새 정의선 회장이 스피디하게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같으니 일단 뭐가 더 나은 투자인지는 판단 보류!
16년에 삼성전자가 하만을 80억 달러에 인수했었는데, 그게 9 조니까 액수로만 보면 사상 최대네요.
(자동차의 전기장치 부품 '전장사업'에 빠르게 투입하기 위한 인수였는데요. 아직 인수 효과에 대한 설왕설래는 있지만, 미래 자동차에 반도체 부품과 함께, 각종 전기 장치 등 소프트웨어가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테슬라나 현대차의 최대 경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요 얘기는 다음번에 하고...)
SK하이닉스가 인텔을 통해 인수하려는 부문은 낸드 메모리 사업 부문입니다.
반도체 메모리 대표주자는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로 나뉩니다. 데이터를 보내는 건 D램이 훨씬 빠르지만, 데이터 저장은 낸드플래시가 오래 유지할 수 있죠.
뭔 차이인지? [반도체 특강] 디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의 차이(https://news.skhynix.co.kr/1938)
우리나라가 반도체 잘한다고 얘기할 때 그 반도체는 D램이고요.
삼성전자가 전 세계 D램 점유율 1위, 하이닉스가 2위.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가 전 세계 1위. 하이닉스가 5위.
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를 인수하면서 이제 낸드에서도 2위로 올라섰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1, 2위 회사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주모!! 국뽕 한 그릇!!!!)
반도체 회사가 둘 다 잘하면 진짜 킹왕짱인데,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부문엔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었죠.
'반도체 시장이 어려워진다'는 건 보통 D램 시장이 어려워진다는 건데, 낸드도 약세이니, 하이닉스는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이었고요.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앞으로는 D램 60%, 낸드 40%로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꾸려갈 수 있게 된 거죠.
낸드는 SSD와 UFS가 대표적인 디스크인데요. 컴퓨터에 하드디스크가 들어가는 건 들어봤잖아요. HDD. 하드디스크. 이거랑 다르게 SSD는 반도체를 이용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예요. 그니까 SSD는 하드보다 속도도 빠르고, 정보 처리가 빠르고, 소음도 없고, 전력 소모도 적어요.
이 반도체라는 게 전력 소모가 중요하거든요. 인공지능 제대로 돌리려면 전력을 엄청 많이 씁니다. 그럼 발열이 엄청나게 심하고요. 그러니 성능은 좋은데 발열은 적게 내는 반도체를 만드는 게 기업들의 관건이죠!
배터리가 빨리 닳는 휴대폰은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를 많이 돌리면서 발열이 크고, 전력을 많이 먹어서 빨리 배터리가 닳는 거거든요.
근데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의 SSD는 세계 1위예요.
요 SSD가 컴퓨터나 각종 서버에 저장장치로 들어가거든요. 스마트폰 모바일 기기에도 UFS로 탑재되는 게 낸드고요.
전 세계적으로 서버 사용량은 어떻게든 늘 거고, 스마트폰도 늘고, 기존에 하드디스크에 달려있던 PC도 SSD로 교체 물결이 있을 거고.
SK 하이닉스는 바로 그런 지점을 본 겁니다. 10조 들여 살만 한가요?
어떤 기업이 사업적으로 모멘텀을 보이는 중요한 결정을 하면 언론들은 '000의 뚝심!', '000의 저력' 등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근데 10조 면 그럴만하죠. 최태원 회장이 SK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할 때 모두 우려했습니다.
이미 만성적자에 부실기업이었던 회사를 인수하려고 하니까요. 그때 최 회장이 "내 애니멀 스피릿을 믿어달라"라고 했다고 합니다.
와우! 애니멀 스피릿. 동물적 감각! 직감!! 내 느낌!!!
결과적으로 맞았죠. SK그룹의 전체 이익의 80%가 하이닉스에서 나왔고, 2017년 말에는 삼성그룹을 앞질렀으니.
시총 100조 기업을 만들어 낸 첫 단추는 SK하이닉스 인수였죠.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의 유명한 말씀이 있죠. "10년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늘 생각해야 한다."
1980년 유공(SK 이노베이션), 1994년 한국 이동통신(SK 텔레콤) 등을 인수했으니, SK그룹은 M&A 전문 그룹이죠.
당신은 10년 뒤에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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