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만나 뵈었던 대표님 한 분을 붙잡고 대뜸 "저 100억 벌고 싶다"라고 얘기했습니다.
100억이 어느 정도 숫자냐면요.
시가총액 4위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 연봉이 한 25억쯤 합니다. 국내 최고고 인터넷 회사 수장으로서 실적을 매 분기 경신해냈을 때 받을 수 있는 연봉이 그쯤 되는 것이죠. 그리고 4년 내내 최고의 결과물을 내놨을 때 받을 수 있는 최고치이기도 할 겁니다. 지난 몇 년간 네이버는 계속 성장해왔으니까요.
내 책임을 넘길 수 있는 뒷사람이 없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럽고 외로운 일일까요. 시총 상위 회사가 아니더라도, 내 돈으로 직원 월급 줘야 하는 290만 자영업자들은 모두 동감할 겁니다. 25억은 수천 명의 밥줄을 챙겨야 하는 자가 짊어진 무게와 동의어겠죠.
기자로 밥 벌어먹는 제가 여하튼 100억 벌고 싶다고 했더니, 그 대표가 코웃음을 치는 게 아니라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홍키자, 성과와 성공의 차이를 알아요? 그래야 100억 벌 수 있습니다"
으헉. 솔깃했죠. 대체 그 차이가 무엇이냐!
"성과와 성공이라... 성과가 쌓이면 성공으로 가게 되는 것 아닐까요?"라고 답했죠.
대표가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성과는 내가 좌우할 수 있는 거예요. 경쟁 없는 곳에서 내가 쌓아가는 실력은 성과라고 해요. 하지만 성공은 달라요. 경쟁이 있는 복잡계의 영역이에요. 내가 쌓은 실력을 가지고 평가를 받는 거예요. 그 평가의 결과가 성공이냐, 실패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걸 구분해야 100억 벌어요"
무릎을 탁 쳤습니다. 성공은 내가 쥐고 흔들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의 서비스 성패는 결국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중들이 평가를 내리잖아요. 좋다. 나쁘다. 요새 떠들썩한 '클럽하우스'도 평가를 내린 거죠. '유명인을 만날 수 있다, 전문적인 장비 없어서 좋다, 샤이하게 접속만 해도 양질의 썰들을 들을 수 있다' 등등이요.
꼭 성과를 내야만 성공하는 것도 아니에요. 종종 성과(=실력) 없는대도 성공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매스컴에 노출된 사람들 중에 더러 있잖아요. 운만 좋아도 성공은 할 수 있어요.
그럼 우리가 실력을 쌓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소셜 자본과 네트워킹이 더 발달된 2021년에 더욱 그렇죠. 내가 이룬 성과들을 최대한 다양한 기회에 노출시키고 연결시키면, 성공의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대신 그 성과들은 실력에 바탕을 둔 알찬 성과들이어야 하고요.
그러니 또 문득 JYP가 떠오르더라고요. 그가 그랬죠. 유기농 식당을 왜 운영하느냐고 묻는 질문에, "작은 부분에서 성공으로 가는 조각들을 모으면, 큰 성공으로 가는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요.
성과는 통제가 가능 하지만, 성공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성공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실력을 키우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이 글의 요지는 저 100억 벌겠다고 선언하는 겁니다. 방법은 차차 고민해보겠습니다 ㅎㅎ
P.S <성공의 공식 포뮬러>라는 책을 보면 위 내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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