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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경제

넷플릭스가 한국 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by ▲△▲△▲△ 2020. 10. 12.

최근에 <플레이북 : 게임의 법칙> 시리즈 다큐 4편을 연달아 봤습니다. 새로 나온 넷플릭스 다큐 시리즈입니다.

토트넘을 이끄는 조세 무리뉴 감독 편이 진짜입니다. 무리뉴 감독이 말하는 게임의 법칙 2원칙은 '최악을 알고 있다면 준비된 것이다'라더라고요.

넷플릭스 게임의 법칙

포르투갈 팀 포르투를 이끌던 03~04년도 챔피언스리그 조 편성에서 당시 최정상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만나면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선수들과 언론에는 계속 "맨유와 붙고 싶다"로 얘기한 거죠.

"우리는 완벽히 대비돼 있다. 맨유와 붙고 싶다"

진짜로 맨유와 같은 조로 편성됐을 때 꺾을 수 있었던 비결은, 최악을 상상하고 미리 정신적 트레이닝으로 반복적 단련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결국 픽션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다큐를 많이 봅니다. 넷플릭스 다큐들은 흥미로운 세계와 인물을 보여주죠. <부패의 맛>, <중독의 비즈니스> 등 다큐도 재밌게 봤습니다. 주로 어둠의 세계에 끌리나ㅎㅎ

 

한국에서도 넷플릭스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지난 6월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동영상 앱 3위죠.

유튜브, 틱톡 다음으로요.

동영상앱 이용 순위

한국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를 넷플릭스를 통해 소비하는 외국인들도 많아졌죠. 좀비물에 열광하는 전 세계인이 <킹덤> 시리즈에 흥분했고, <살아있다>도 공개 이틀 만에 세계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전 넷플릭스 열풍을 의외의 지점에서 확인했습니다. 신문사 광고란과, 지하철 스크린 도어 광고에 넷플릭스가 광고를 내걸더라고요.

조선일보와 매일경제에 전면 광고를 실었고, 스크린도어 광고는 을지로 3가 역에서 발견했습니다. 넷플릭스 코리아의 광고도 아니고, 본사 차원의 광고라고 하더라고요.

콘텐츠 광고인 스크린도어 광고 대신, 매경 신문 지면에 실린 광고는 '세계를 감동시킨 한국의 이야기 함께 만들어 갑니다'라는 말이 쓰였습니다.

'넷플릭스가 K-콘텐츠 확산에 동반자가 되겠다'는 매스미디어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데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인 지면에 메시지를 담아낸 것은 최근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등 부정적 이슈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 관계자에게 손을 내민 것으로 해석됩니다. "우리가 얼마나 한류 콘텐츠 확산에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 잘 좀 지내보자고!" 요런?

 

 

하지만 실제로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덕을 보고 있는 것보다는, 한국 콘텐츠 덕을 넷플릭스가 보고 있다고 봐야 하죠.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그렇게 말했다더라고요. 매경 실리콘벨리 신현규 특파원이 인터뷰를 직접 진행하셨죠.

넷플릭스 CEO "킹덤·현빈 신드롬… 넷플릭스, 韓콘텐츠 덕 봤죠"(http://asq.kr/oPtUmaSB20SM)

 

넷플릭스 CEO "킹덤·현빈 신드롬…넷플릭스, 韓콘텐츠 덕 봤죠"

리드 헤이스팅스 인터뷰 日·동남아 `韓드라마 열풍` 전세계 차트서 줄줄이 1위 넷플릭스 눈부신 성공 비결은 구독경제 선점했기 때문? NO 출근시간 자유·무제한 휴가… 규제 없는 사내시스템이

www.mk.co.kr

CEO가 직접 전 세계 언론과 만나며 '이미지 메이킹'을 시도하는 것은 적극적 마케팅의 시작으로 읽힙니다. 9월 13일에 인터뷰가 나온 뒤, 3주 만인 10월 5일에 매경 지면 광고를 시도한 것도 일련의 마케팅 강화 행위로 읽히는 거죠.

 

올해 5월쯤에 넷플릭스 주가가 450달러를 돌파했을 때만 해도,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 드라마, 영화, 다큐 등 촬영이 어려워져서 넷플릭스의 파괴력이 약해질 것이라 전망했었는데요. 10월 8일 기준 531달러네요.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해 93%가 올랐군요.

극장에서 개봉하던 영화들은 넷플릭스서 첫 공개를 하는 형태로 바뀌기도 했을 것이고, 몇 년간 작업하던 작업물들이 계속 업로드되는 것도 있을 것이고, 과거 비디오 빌려보던 시절 영화부터 각종 블루레이 영상들을 엄선해 올리기도 하겠죠. 명작의 힘은 영원하니까요.

넷플릭스 주가는 아마 지금이 가장 저렴한 주가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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